세 곳 모두를 경험한 마케터가 몰래 알려주는 이야기 🤫
마케팅을 하고 싶으신가요? 마케팅을 하는 마케터가 되고 싶으신가요? 보통은 어떤 회사의, 어떤 브랜드의, 어떤 산업 분야의 마케터인지로 접근을 하죠. 그런데 다른 기준으로 대기업, 외국계, 스타트업에 따라 마케터의 차이가 있다면? 어느 것이 나에게 더 맞을지, 어디에서 더 성장할 수 있는지 미리 알고 대비하면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글은 세 분야 모두에서 경험하며 알게 된 이야기를 꺼내 보려 합니다.
먼저 저의 경험과 그동안 보아 온 과정을 요약해서 담았기 때문에, 본 내용이 모든 산업군에 동일하게 적용된다기보다는 전반적인 큰 차이점 중심으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첫 번째 파트에서는 대기업과 외국계에 대한 차이를 다뤄볼까 합니다.
대기업 vs 외국계 마케터
먼저 국내기업 (대기업) 과 글로벌회사 (외국계)를 비교해보겠습니다. 국내 대기업에서는 일반적으로 내부에 큰 마케팅 조직을 꾸리고 있습니다. 신입부터 중간 리더, 부서장과 총괄까지 라인업이 꽉 채워져 있죠. 이들은 각자의 직급에 맞는 역할을 하면서 하나의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만들어 갑니다.
이와 다르게 글로벌, 즉 외국계 회사는 한명 한명이 프로젝트 전반을 아우르는 프로젝트 매니저, 즉 PM의 역할에 좀 더 가까운 것 같습니다. 외국계회사는 상대적으로 조직 규모가 더 작고, 이미 글로벌 본사에서 만들어진 브랜드와 가이드를 소수 인원이 담당하다 보니 국내 회사 대비 담당자가 더 많은 범위를 맡게 되고 이 일들을 여러 외부 에이전시 (대행사) 와 함께 진행해 나갑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그 차이를 쉽게 이해하실 수 있도록 5가지 관점에서 정리해보았습니다.
1) 프로세스의 관점
국내회사는 내부에서 브랜드를 기획하고 만들기 때문에 기획 과정부터 마케터가 리드하게 되고, 내부 가이드에 따라 프로젝트를 A부터 Z까지 실행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여러 담당자가 프로세스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맡게 되고, 가능한 많은 업무들이 기업 내부에서 진행됩니다.
이와 다르게 외국계 회사는 글로벌에서 만들어진 브랜드로부터 시작이 되고 가이드 또한 함께 제공됩니다. 국내회사와 비교하면, A보다는 대략 B나 C 단계에서 시작하여, 이를 여러 외부 파트너사와 함께 진행해 나가게 되죠. 외국계에서는 많은 업무들이 외부 협업으로 진행됩니다.
2) 채용의 관점
국내회사와 외국계회사는 어떻게 사람을 뽑고, 운영하고 또 이직을 할까요? 국내회사의 경우 상대적으로 더 많은 수의 마케팅 포지션이 있기 때문에 문이 더 넓은 편입니다. 신입채용도 꾸준히 있는 편이지만, 최근 사회적 분위기로 점점 경력채용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프로젝트에 따라 혹은 그룹의 채용 정책에 따라 추가로 채용하고, 인원을 확대하는 등 사람 중심의 채용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외국계 회사는 상대적으로 인원이 더 적기 때문에 문이 좁고, 주로 신입보다는 인턴과 경력채용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무 중심의 채용문화를 가지고 있어 그때, 그때 인원을 대폭 늘리기보다는 직무 규모를 유지하면서 필요한 역할은 외부 에이전시와 파트너십을 통해 유연하게 운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경력자의 이직 시장은 어떨까요? 먼저 국내회사는 마케터가 이직을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유관업종, 유관산업으로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를테면 미디어 분야의 마케터가 갑자기 제조업을 간다거나, 건설산업 마케터가 한순간에 미디어로 온다거나 하는 경우는 사실 흔치 않은 것 같습니다. 대개는 이직을 할 때 리테일에서 리테일로, 미디어에서 미디어로, 제조업에서 제조업으로 같은 산업 내에서 옮기는 경우가 다수입니다. 이렇게 각 업종별로 특화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해당 업종 이해도는 필수이고 처음 커리어를 시작할 때 본인에게 잘 맞는 산업을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와는 다르게 외국계는 외국계 고유의 문화가 어느 정도 있기 때문에, IT에서 콘텐츠 업으로 옮기기도 하고 제조업에서 주류회사로 가는 등 산업군을 넘나드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외국계에서 일하는 고유의 방식을 이해하고 내재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외국계 일하는 방식이 뭘까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뒷부분에서 좀 더 자세히 담아보겠습니다.
3) 역량의 관점
국내, 외국계 회사에서 각각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 있을까요?
먼저 프로젝트 수행 역량인데요 일반적으로 국내회사는 프로젝트 하나를 다양한 사람이 역할별로 나뉘어 진행합니다. 또 다양한 사람들이 한 회사 내에서 업무를 하기 때문에 좀 더 대면이나 전화, 회의 등 다이렉트 커뮤니케이션 중심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회사별 고유의 포맷과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빠르게 익숙하게 만들어서 그 틀에서 업무를 잘 수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외국계 회사의 경우에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입니다. 외국어를 얼마나 잘하느냐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인 수준만 갖춰놓으면 그 안에서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키워나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회사와는 다르게 프로젝트 리딩 능력이 중요한데요, 적은 인원이 다양한 범위를 커버하기 때문에 개별 모두가 프로젝트 리더의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끝단의 과정까지 한 싸이클을 전체적으로 담당할 수 있는 부분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국내회사보다는 상대적으로 가능한 많은 업무들을 이메일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이에 맞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필요합니다. 또 글로벌 회사는 각 부서별 외국 또는 본사 담당자와 소통을 하며 진행하기 때문에 사업부별 업무 방식과 고유의 포맷이 존재하여, 이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구조의 관점
국내회사와 외국계회사의 구조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먼저 국내회사는 일반적으로 리더, 프로젝트 매니저, 주니어 각 연차별 밸런스가 고루고루 갖춰져 있는 편입니다. 많은 업무를 내재화하기 위해서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고, 상대적으로 다양한 직무의 부서가 있는만큼 회사 안에서 더 많은 부서이동의 기회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케팅팀 안에서 도제문화라는 것이 자리 잡고 있는데요, 마치 사부와 제자의 관계와 같이 기본기부터 용어, 일하는 방법 등을 알려주고 코칭하며 주니어 레벨에서 실무레벨로, 실무레벨에서 매니저레벨로 성장해 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보다는 좀 더 수평적인 문화가 되면서 최근 조금 바뀌기는 했지만, 그래도 외국계회사 대비 이런 문화가 좀 더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C모 그룹에서 재직할 당시 있었던 사업부에서는 ‘선배님' 문화가 존재했습니다)
반대로 외국계 회사는 마케터를 포함해 개개인이 프로젝트 리더이자 매니저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고연차가 많은 역피라미드 구조가 일반적입니다. 또 다양한 에이전시를 통해 외부 리소스를 최대한 활용하기 때문에 혼자서 프로젝트를 도맡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분위기이기에 국내회사 대비 세세하게 선임 후임 간에 가르쳐주고 배우기보다는 좀 더 서로 수평적인 구조로 일을 하고, 한편으로는 독자생존해야 하는 그런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5) 문화의 관점
국내회사, 글로벌회사 각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기업에서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 주요한 key일텐데요, 이는 마케터뿐 아니라 직무 전반에 걸쳐 적용되는 부분이니 기억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먼저 국내회사는 대부분 오너십 중심으로 기업문화가 만들어집니다. 따라서 오너의 의중이 아주 중요하고, 이에 따라 마케팅 방향성이 정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예로 대중적으로 유명한 오너분이 운영하고 있는 모 그룹이 있는데요 최근 다방면에 걸쳐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강한 존재감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너의 주요 사업에 맞춰 그 사업으로 마케팅 예산이 집중되면서 다른 신규 마케팅은 최소화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소속해있는 업종에 따라 고유의 분위기가 생겨납니다. 제가 마케팅 업무를 하면서 다양한 업종의 마케터들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출판, 스타트업, 유통, 패션 등 각 산업에 따라 다른 얼굴, 다른 분위기의 마케터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국내회사는 부서 중심의 문화를 가지고 있어서 팀장에 따라 사업부 리더에 따라 문화나 프로세스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도 국내회사의 같은 마케팅 팀에서 3번의 팀장님을 모셨었는데, 그때마다 다른 문화와 분위기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외국계회사는 이와는 다르게 본사와 글로벌 리더십 중심으로 기업문화가 형성됩니다. 모 기업이 유럽회사냐 미국회사냐에 따라 다르고, 중국회사인지 일본회사인지에 따라 문화가 달라집니다. 그게 어디든 공통적으로 본사의 메시지가 중요하고, 지역 리더, 글로벌 리더의 의중에 따라 마케팅 방향성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고, 그 과정에서 본사의 가이드라인은 중요한 지침이 됩니다.
또 글로벌 지역에 따라 분위기가 달라지기도 하는데요, 이를테면 아시아 지역본부가 있다면 여기에 보고받는 상위부서가 있을 텐데요 오피스가 싱가폴이냐 중국이냐에 따라 중요시하는 가치와 관점이 달라질 수 있어 이 부분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외국계 기업은 기본적으로 시스템 기반의 문화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람이 바뀌더라도 이 시스템 속에서 어느 정도 일관성이 유지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내 대기업 vs 외국계 마케터 어디가 좋을까?
1) 프로세스의 관점
2) 채용의 관점
3) 역량의 관점
4) 구조의 관점
5) 문화의 관점
이렇게 5가지 관점에서 국내회사와 외국계회사의 비교를 해보았는데 어떠신가요? 어디서 마케터로 일하시고 싶으신가요? 어디와 더 맞을 것 같으신가요? 반드시 꼭 어디에서만 하겠다기보다는 커리어에 걸쳐 두루두루 경험하신다면 더 넓은 마케팅 커리어를 만들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럼 두 곳 모두 경험한 저의 답은 뭘까요? 어디가 더 좋았을까요?
답은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입니다. 그래도 좋았던 걸 꼽아보자면 대기업에서는 다른 부서로 옮길 수 있는 기회들이 많고, 다양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또 외국계에서는 저에게 주어지는 많은 권한 그리고 외부 파트너사를 통해서 원하는 것들을 다양하게 펼쳐볼 기회들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다만 여기서 옳고 그른 것은 없으니 각 특성을 잘 기억해주시고, 자신에게 좀 더 맞는 곳을 찾아갈 필요가 있겠습니다.
정리해보면
국내회사는 분업이 잘 되어 있는 대가족이다.
외국계 회사는 다양한 것을 해야 하는 핵가족이다.
혹시 분야별 마케터와 관련해서 더 궁금하신 부분이 있으시면 남겨주세요. 다음 2회차에서는 ‘스타트업’의 마케터는 그럼 ‘대기업’이나 ‘외국계’ 분야의 마케터와 무엇이 다르고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해 담아오도록 하겠습니다.
🍩 마케팅 디렉터로 맛있는 라이프스타일을 만들고 있습니다.
온갖 콘텐츠와 브랜드의 덕후이기도 합니다.
現. GFFG 마케팅 총괄 디렉터
前.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前. CJ E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