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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한 경험이 없는 올라운더 마케터, 이대로 괜찮을까?

뾰족한 경험이 없는 올라운더 마케터, 이대로 괜찮을까?

작가
최민선(도리몬)
게재일
2023.04.04
예상 소요시간
8분
뾰족한 경험이 없는 올라운더 마케터, 커리어 관리는 어떻게 해야할까?
최근 마케팅 커리어와 관련하여 상담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퍼포먼스 마케터면 퍼포먼스 마케터, 콘텐츠 마케터면 콘텐츠 마케터와 같이 뾰족한 강점이 없어서 불안해요.”, “몇년 뒤 동기나 후배들은 한 분야의 팀장 자리를 꿰차고 있을텐데 저는 이것 저것 다할 줄 아는 올라운더 마케터라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라는 고민 상담을 심심치 않게 받곤 한다. 그럴 때 마다 남일 같지 않다는 생각과 함께 왜 본인의 강점을 활용하지 못할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나의 커리어 또한 올라운더 마케터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자신만만했던 올라운더 마케터, 처음으로 좌절하다?


야놀자 체험단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여기어때 바이럴 마케터로 입사하여 서포터즈를 운영했다. 매 기수마다 ROAS 300%를 달성하면서 좋은 성과를 냈고, 콘텐츠 마케터도 해보지 않겠냐는 실장님의 지시로 콘텐츠 마케팅까지 하게 되었다. 콘텐츠 마케팅에 대해 맛을 볼 때 쯤 퍼포먼스 마케터도 잘할 것 같다더니, 어느새 나는 광고 채널을 셋팅하고 효율을 분석하는 퍼포먼스 마케터가 되어 있었다.
처음에는 이일 저일 다할 줄 아는게 좋았다. 내가 없이는 회사가 안 돌아가는 것 같았고, 모든 프로젝트는 내가 있어야만 진행되는 듯한 착각에 빠졌으니까. 차라리 달콤한 착각이 나았으려나, 퇴사 후 내가 맞이해야 했던 현실은 차가웠다.
약 3년간 여기어때에서 많은 경험을 하고 더 다양한 경험을 위해 퇴사를 했다. 아무래도 유명 IT 스타트업의 초창기 마케팅 팀원으로 많은 경험을 했기에 비교적 서류 통과는 쉬웠던 것 같다. 문제는 면접 단계였다. 모든 면접관들이 공통적으로 질문했던 것 중 하나가 “이것도 할줄 알고, 저것도 할줄 아는데… 도대체 전문 분야가 뭐예요?” 였다. 모든 면접마다 받게되는, 바늘처럼 콕콕 찌르는 날카로운 질문에 명확하게 대답 하지 못하는 나를 보며 면접관도, 나 스스로도 실망했다.

평범한 마케터에서 브랜드 매니저로


그렇게 몇 년이 지나고 N잡러, 퍼스널브랜딩이 대두되면서 자연스럽게 채용 트렌드도 변화해갔다. 전문성을 요구하는 스페셜리스트가 각광 받던 시대에서 제너럴리스트, 말 그대로 이일 저일 할줄 아는 올라운더 지원자가 귀한 시대가 되었다. 현재 마케터를 포함하여 올라운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선호하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한 분야에 대한 전문성도 물론 중요하지만, 애자일하게 업무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고, 빠른 트렌드에 대처하기 위한 움직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 드디어 잡다한 일을 하는 마케터라는 뜻의 잡케터라고 불리우는 올라운더 마케터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나의 강점이자 정체성은 올라운더 마케터이다. 바이럴 마케팅부터 콘텐츠 마케팅, 퍼포먼스 마케팅에 이어 마케팅 기획까지 모두 경험하였고 각 업무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속속들이 잘 알고 있다.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경력과 비교하며 스스로 상처를 주는 것 보다 나만의 강점을 살리는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렇게 몇 개월 동안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력한 끝에 얻은 결론은 브랜드 매니저였다.
브랜드 매니저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브랜드를 맡아서 제품의 생산에서부터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다른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등 브랜드와 관련된 모든 과정을 관리하는 사람 또는 그러한 직업을 말한다. 즉 브랜드의 기획·이벤트·홍보·광고·마케팅 등 토털 마케터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나의 모든 경험과 경력이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고, 더 나아가 성과를 낼 수 있는 최적의 직무라고 생각했다.
올라운더 마케터는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왔기 때문에 브랜드 매니저로서 많은 이점이 있다. 대부분의 올라운더 마케터는 창업 멤버이거나 스타트업 또는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을 확률이 높다. 또한, 디자인, 개발, 재무, 운영 등 다양한 협업 부서와 함께 일하면서 비즈니스 전반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기 때문에 비지니스 운영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이와 같은 올라운더 마케터로 쌓아온 경험은 브랜드 매니저로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데 매우 유용하고, 유연한 상황 대처 능력과 빠른 실행 능력을 갖추게 한다.
브랜드 매니저는 아이데이션을 바탕으로 업무를 기획하고, 의사  결정권자와 협업 부서의 의견을 취합하여 일정과 예산 등을 결정한다. 또한 일이 성공적으로 완결될 수 있도록 프로젝트의 전, 중, 후 모든 과정을 살피며 끝까지 책임 져야 하는 부분에 있어서 일종의 PM 역할을 맡게 된다. 특히 브랜드 매니저는 시장 조사를 바탕으로 상품을 출시하고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다양한 홍보 마케팅을 기획해야 한다. 이를 위해 마케팅 MIX 전략도 세워야 하는데 이 때 바이럴 마케팅, 퍼포먼스 마케팅, 콘텐츠 마케팅 등 각 마케팅팀에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어떤 채널을 사용하며 어떻게 업무를 진행하는지와 같이 전반적인 프로세스를 이해하고 있는 올라운더 마케터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마케팅 예산과 프로젝트 일정은 언제나 한정적이기 때문에 각 마케팅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거나 이해도가 부족한 브랜드 매니저라면 업무 속도가 더뎌지고 시행착오를 반복해야 하는 리스크를 발생 시킬 수 있는 반면 각 분야에 어느정도 경험이 있는 올라운더 마케터는 효율 채널에 집중적으로 광고를 태울 수 있도록 담당자에게 요청할 수 있고, 업무 프로세스에 대한 배경 지식을 활용하여 더욱 효과적으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지시할 수 있다.

커리어를 완성 시킬 마지막 퍼즐을 찾다.


©사진: Unsplash의Sigmund
©사진: UnsplashSigmund
필자의 경우에는 올라운더 마케터의 부정적인 시선을 극복하기 위해 성과와 강점을 앞세워 브랜드 매니저 지원용으로 포트폴리오를 제작하였고, 여러번의 낙방 끝에 디저트 브랜드인 망원동 티라미수에서 브랜드 매니저로의 첫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었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브랜드와 관련한 대부분의 업무를 담당했다. SNS 룩앤필, 이벤트/프로모션과 같은 기본적인 마케팅 활동은 물론이고 제품 기획, 네이밍, 가격 정책, 신 제품 출시에 이어 슬로건, 캐릭터 마케팅, 콜라보레이션 등 브랜드의 전체적인 판을 짜고 흐름을 만들어 가는 작업을 도맡아 했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마케터가 제품 기획이나 영업 전략에도 관여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한가지 마케팅만 담당하다 보면 본인 업무 외 다른 일을 진행할 이유도 기회도 없다. 그래서 전문성은 쌓을 수 있겠지만 시야가 좁아지다는 우려가 있는데, 브랜드 매니저가 되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업무 범위가 넓어지고, 그만큼 일을 대하는 관점도 확장시킬 수 있다.
심지어 그 때 당시 망원동 티라미수에서 마케터 포지션을 처음 채용했던 시기였고 나 혼자서 모든 것을 진행했기 때문에 (물론 많은 유관 부서의 도움이 있었지만)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것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다. 만약 올라운더 마케터로서의 경험과 업무 이해도가 없었다면 절대로 버티지 못했을 것이다. 그 덕에 브랜드 매니저 혹은 브랜드 마케터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가질 수 있었고, 나의 커리어를 완성 시키는 마지막 퍼즐 한조각을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올라운더 마케터의 관점과 역할에 따라 본인의 역량을 극대화 시키며 브랜드 매니저로 성장할 수도 있는 반면, 스페셜리스트와 비교하며 본인의 강점을 되려 걸림돌로 인식하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사실 올라운더 마케터는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가는데 중점을 두는 직무이기 때문에, 전문 분야가 없다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간혹 전문 분야가 없다며 불안해 하는 마케터의 경우,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강점을 파악하고, 올라운더 마케터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욱 현명할 것이다.
아직도 특정 분야에 뾰족한 경험이 없어 걱정하고 있는 올라운더 마케터가 있다면, 장기적 관점으로 브랜드 매니저 혹은 브랜드 마케터로서의 커리어를 구축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잘 갖춰진 것보다, 미완성된 브랜드를 완성시켜 나가는 것에 흥미를 느낍니다.
현재는 ‘도리몬’ 이라는 일잘러 랜선사수로 활동하며 마케팅과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
前. 망원동 티라미수 / 콩카페 코리아 브랜드 마케팅 리더
前. 야놀자 / 여기어때 마케팅 인큐베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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