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 브랜드의 운영&마케팅 전문 프리랜서입니다.
커머스 브랜드의 핵심은 쾌적하게, 많이 파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브랜딩보다 판매를, 감도보다 효율을, 인지보다 수익을 목표로 일합니다.
Current. 커머스 브랜드 운영&마케팅 프리랜서
Former. 부스터스 DTC팀 팀장 / 블랭크 코퍼레이션 마케터 / CJ E&M 마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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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ex
1) 퍼포먼스 마케팅의 등장과 현재
2) 그럼에도 여전히 성장 중인 온라인 광고
3) 커머스에서 퍼포먼스 마케터가 갖춰야 할 역량
🖋️ 소재/콘텐츠 기획과 제작 능력
🛒 판매채널, 상세페이지를 다루는 MD적 역량
💎 ‘팔릴 만한 상품'에 대한 감각
4) 마치며
퍼포먼스 마케팅의 등장과 현재
제가 마케팅을 시작했던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프로그래머틱 광고'라던가 ‘그로스'라는 말이 흔한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다가 2015년 전후를 기점으로 ‘그로스 마케팅'이나 ‘퍼포먼스 마케팅'이라는 말이 주목받기 시작했죠. 당시 마케터가 느꼈던 가장 큰 충격은 마케팅 효과 측정을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온라인 광고와 온라인 채널은 꽤 활성화돼 있었지만 광고 세부 트래킹이 가능하고, 이걸 기조로 매출/광고비라는 걸 체크해서 효율을 따져볼 수 있으며, 그에 대한 예산과 노출을 시스템이 알아서 배분해 준다는 점은 신세계였습니다.
왜냐면 이전까지 마케팅이란 사실 “남들 하니까 나도 해야 하는 일"이거나, “노출과 인지"문제였고, 정해진 예산을 써야 하는 형태이지 지금처럼 예산을 실시간 조정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퍼포먼스 마케팅은 내가 하는 마케팅이 실제 조직 KPI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연말마다 설명하느라 지친 마케터에게도, 마케팅 예산 효과를 못 미더워한 관리자와 경영자에게도 매우 환영할 만한 일이었죠.
그로부터 10년도 안 돼서 퍼포먼스 마케팅이라는 분야는 뒤바뀐 환경에서 많은 질문을 받고 있습니다. 물론 근본적인 질문. 그러니까 각 채널 기여를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과연 모든 효과가 측정되는지. 채널/소재 단위로 효과를 따져서 판단하는 ‘숲보다 나무에 집착하는' 마케팅 방식이 과연 브랜드에게 좋은지는 예나 지금이나 논쟁 대상입니다. 그러나 가장 많은 질문이 던져지는 상황은 주요 플랫폼 정책 변경. 그리고 그에 따른 광고트래킹의 정밀성 하락이 있는 상황에서 퍼포먼스 마케팅이 과연 어떤 효과를 낼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죠. 이에 대해서 광고 기술 측면에서 많은 해결책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애플 개인정보 정책으로 불거진 광고 트래킹 기술 정밀도 하락이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는 주장도 가능합니다. 올해 2월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구글,메타,아마존의 디지털광고 실적이 일제히 개선됐습니다. 특히 메타는 23년 4분기 광고 매출이 22년 동기 대비해 24% 증가했고. 아마존과 구글도 27%,11%씩 성장했습니다. 애플 사건 이후로 실적이 일시 악화되기도 했지만. 3년간의 추이를 본다면 광고비는 상향 중입니다. 광고효과가 저하됐다면 왜 그 이후로도 디지털 광고비는 늘어나는 걸까요.
그럼에도 여전히 성장 중인 온라인 광고
코로나 시즌 특수나, 작년 테무의 매우 큰 광고비 지출에 기인한 성장을 고려하더라도 온라인 광고/마케팅 시장은 성장세이고, 이미 10년 넘게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됐습니다. 온라인 광고나 퍼포먼스 마케팅이 이제는 정책 변경으로 생존이 흔들리는 취약한 수준은 벗어났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제 좁은 경험 내에서도 퍼포먼스 마케팅은 옛날만큼 높은 수익이 아닐 뿐이지, 전통 마케팅 툴에 비해서는 훨씬 좋은 실적을 보여주는 채널입니다. 퍼포먼스 마케팅이 퇴보했기 때문에 이 직군이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너무나 일반화 됐기 때문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죠. 메타 광고 초창기 시절 ROAS 300%가 나오면 낮은 ROAS라고 했던 시절은 그냥 아주 특이한 한 순간이었고, 사실 지금이 전체 마케팅 역사에서 보면 더 자연스러운 수준일지도 모릅니다.
이런 기술적 개선사항이나 우회사항, 시장 변화를 보고 있다면 한가지 생각이 떠오릅니다. 마케팅이 먼저고 그 툴로서 퍼포먼스가 왔던 것인데. 퍼포먼스 마케팅을 중요한 역량이자 커리어로 바라보고 움직여온 각 마케터나 조직은 어떤 대응을 해야 하는 것일까? 퍼포먼스 마케터 직군은 어떤 역량을 같이 갖춰야 좀 더 유의미한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걸까? 제가 경험했던 온라인 커머스 분야에 한정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커머스에서 퍼포먼스 마케터가 갖춰야 할 역량
제가 꼽고 싶은 역량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저는 이 세 가지 롤 중 하나는 무조건 겸업해야 하고, 나머지 두 개에 대해서도 일정 수준 이상 의견을 낼 수 있을 정도로 가야만 커머스 브랜드에서 마케터로서 더 의미 있고 효과 있는 일을 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 첫 번째는 소재/콘텐츠 기획과 제작 능력입니다.
아무리 머신 러닝이 최적화된 타깃을 찾아줘도 결국 온라인 광고는 소재를 연료로 해서 돌아가는 매출 기계입니다. 생성형 AI가 소재를 뽑아주는 시대가 왔어도 아직은 유의미한 결과를 내는 소재기획과 제작은 사람의 책임입니다. 좋은 소재가 없으면, 아무리 퍼포먼스 마케터가 이런저런 채널 시도를 하더라도 성과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소재 기획/제작과 집행/운영이 분리돼 있으면 빠른 대응이 어려워집니다. 제가 회사를 다닐 때나 프리랜서를 할 때나, 좋은 퍼포먼스를 내는 조직의 공통된 특징이 있었습니다. 해당 조직 마케터가 콘텐츠와 퍼포먼스를 둘 다 일정 수준으로 다룰 수 있다는 점이었죠. 당연히 조직의 구성 상황 상 전담인력이 존재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런 경우에도 퍼포먼스 마케터가 기본적인 배너소재나 카드뉴스, 숏폼 영상을 시도해 볼 수 있는 제작역량이 있었고. 콘텐츠 마케터나 광고 PD도 광고데이터 분석을 통해 콘텐츠 개선점을 찾는 일에 능했습니다. 스몰브랜드라면 마케터 한 명이 이 일을 같이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고요. 떠오른 가설이나 개선 방안을 즉각적으로 제작해서 광고 집행할 수 있는 속도감이 좋은 성과의 원동력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도 회사를 다닐 때는 간단한 소재는 제가 직접 제작해서 운영하는 방향을 선호했고 그게 좋은 효과를 거둔 경우가 많았습니다.
모든 마케터가 영상을 다 만들 줄 알아야 하고 포토샵을 잘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주장은 아닙니다. 그러나 적어도 다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면 마케팅을 보는 시각도 넓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1.
내가 팔려는 제품에 대해서 다양한 카피를 쓸 수 있다.
2.
테스트를 돌릴 수 있는 최소 단위의 소재를 직접 제작하거나 목업을 만들어 의뢰할 수 있다. (2~3컷 내의 영상 / 1컷의 이미지)
한때는 지면과 타깃 별 효과를 판단하여 플랜을 짜는 일이 퍼포먼스 마케터의 메인 롤이었던 시기도 있었고, 여전히 그렇게 광고를 운영하는 곳도 많습니다. 저는 퍼포먼스 채널의 지속성과 별개로, 그러한 롤은 더 줄어드리라 봅니다. 어차피 앞으로도 도달 타깃을 찾아주는 일과 예산을 조정하고 채널을 배분하는 일은 계속해서 머신이 더 잘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건 우리가 도달하고자 하는 타깃이 좋아할 만한 메세지와 이미지를 기획할 수 있는 능력이고, 이 능력이 앞으로 더더욱 중요도가 커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두 번째는 제품 플레이싱과 판매채널, 상세페이지를 다루는 MD적 역량입니다
저는 커머스 영역에서 마케터의 일이란 사실 세일즈에 가깝다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재고를 소진 시켜 매출/이익을 내는 방향으로 마케팅이 진행되어야만 하고 그렇다면 단순히 고객에게 ‘브랜드를 인지' 시키거나 우리 가게(몰)로 데려오는 일 만으로는 그 일을 다 했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요컨대 우리 가게 문 앞까지만 사람을 데려온 뒤 안에서 이들이 어떻게 행동할지, 제품을 얼마나 살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면 좋은 운영이라고 할 수 없겠죠. 여전히 많은 조직과 담당자가 판매채널과 광고채널 두가지 역량을 분리해서 운영합니다. 저는 두가지가 통합되거나, 필요한 상황에서는 둘 다 다룰 수 있는 수준으로 마케터가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려면 다음과 같은 부분을 이해하고 있거나, 실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브랜드 메인 판매채널(몰)에서 어떤 구성과 순위로 상품이 판매되고 있는가?
객단가와 구매전환율과 같은 누구나 생각하는 지표 외에, 내가 더 챙겨 봐야 할 몰 지표는 없는가? 상세페이지나 구매 과정 개선사항은 없는가?
프로모션을 통해 부스팅 할 수 있는 부분은 없는가? 등
그리고 이러한 부분까지도 넓은 의미에서 마케팅에 포함되는 영역이기 때문에 광고-판매채널 양방향에서 업무를 진행하게 되면, 스스로 업무 역량과 판단 기준이 넓어짐을 실감하실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조직 입장에서도 광고채널 위주로 다루는 마케터보다는, 마케팅 - 몰 연관성을 계속 체크하고. 두 채널에 대한 개선안을 같이 낼 수 있는 마케터가 훨씬 더 매력이 있겠죠.
이런 감각을 키우기 위해서 제가 추천드리는 방법은 크게 2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자사 몰이 건, 쿠팡이건, 스마트스토어건. 마케팅 업무 외에 작은 단위여도 좋으니 판매채널 하나를 맡아서 같이 해보는 일입니다. 이 과정에서 판매채널 속성을 이해하면, 다른 판매채널을 이해하는 것도 좀 더 쉬워집니다. 두번째는 프로모션 기획을 작게라도 진행해보는 일입니다. 여기서 프로모션이란 기획전과 같은 할인행사만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가격테스트, 구성변경 등도 프로모션 일환이지요 . 이러한 방식이 가진 장점은 위의 콘텐츠와 마찬가지입니다. 마케터-MD 로 이어지는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효율화 하고 좋은 아이디어나 개선안을 빠르게 실행하고 결과를 내는데 있습니다.
💎 마지막으로 ‘팔릴 만한 상품'에 대한 감각입니다.
마케팅의 정의를 “파는 일”이라고 단순화 해봅시다. 판매의 관점에서 많은 사람이 마케팅을 ‘안되는 걸 잘 팔리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저는 이 말이 절반짜리 답변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케팅은 “팔릴 만한 물건"을 찾는 일에서부터 시작되고 사실 거기서 50% 이상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팔릴 만해야 팔립니다. 상품이 팔릴 만한 요소를 아예 가지고 있지 않은데 잘 팔고 있다면 기만이거나 단기방책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는 세상에 실제로 저런 물건이 아주, 매우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팔릴 만하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내가 가진 상품/서비스에 대해 고객이 돈과 시간을 써도 괜찮겠다고 느끼게 할 요소가 있느냐입니다. 상품이 수없이 많고 새로운 게 나오지 않는 환경에서 이 감각은 크게 네 가지 차원에서 결정됩니다. 기존 해결책보다 더 좋은가? 더 싼가? 더 예쁜가? 지금 사기 적절한가? 이러한 요소가 적어도 1가지 이상이 제품에 내재돼 있어야 마케팅을 전개해 볼만한 가능성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마케터란 나에게 상품이 주어졌으니 파는 사람이어서는 안됩니다. 애시당초 상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저 네가지 중 하나라도 갖춰져야 함을 계속 시장 입장에서 리마인드하고 이를 요구하거나 같이 기획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물론 상품의 성공에 대한 예측은 맞을 때보다 빗나갈 때가 더 많습니다. 우리가 가진 네가지 차원 중 일부를 너무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평가하기 마련이기 때문이죠. 더군다나 세상에는 ‘팔릴만한’ 최소 요소가 갖춰지지도 않은 채 나온 브랜드와 제품도 산더미입니다. 남들이 잘 하니까. 시장흐름이 좋으니까 등 이유로 말이죠. 물론 사업 입장에서 그러한 액션도 나름 의미는 있지만, 이러한 물건이 시장성이 있는 물건이라고 하기는 어렵겠지요.
다양한 상품의 성공/실패를 겪다보면 어떤 상품이 잘 팔릴 지 어렴풋이 감을 잡을 수도 있지만, 그게 어렵다면 저는 자신이 속한 시장에서 후기나 검색 순위, 광고 빈도 등으로 미뤄봤을 때 ‘잘된다'싶은 제품에 대한 스터디를 꾸준히 하는 일을 꼭 권해드립니다. 해당 상품은 이미 결과가 나온 상태이니, 이 결과에 대한 리뷰를 통해서 어떤 부분이 매력이었는지 계속 모니터링 해봅시다. 상세페이지에서 가장 우선 내세우는 포인트는 무엇인가? 리뷰는 어떤가? 안 좋은 리뷰는 무엇을 지적하고 있는가? 이 상품 광고는 어떤 부분을 내세우는가 등등. 이런 요소를 좋다/나쁘다로 판단하지 말고 그냥 있는 그대로 관찰하며 보다 보면 상품기획에 대해 줄 수 있는 의견도 늘어납니다.
마치며
지금까지 퍼포먼스 마케터에 대한 대부분의 시선은 내/외를 가리지 않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채널 믹스를 만들고, 각 채널을 최적화 시키는 일에 가까웠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예산 조율과 세팅 관리, 가설-검증을 통한 지속적 테스트라는 과정을 통해 이뤄졌고요.
저는 퍼포먼스 마케팅은 앞으로도 계속 중요도가 높아질 영역이라고 생각하지만, 위에 말한 역량이 함께 하지 않으면 일단 마케터 본인 스스로가 일을 재밌게 느끼게 어려운 상황이 더 잦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소재나 판매채널 관리가 함께 했을 때 느껴지는 유기적인 일의 감각. 상품기획 단계에서부터 함께 움직인다는 일관성 등을 느낄 때 마케터의 역량과 시야도 그만큼 좋아집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저도 저 세가지 역량을 다 갖추지 못했습니다. 여전히 저에게 어려운 일이고 앞으로도 많은 노력을 해야 할 텐데요. “퍼포먼스 마케팅의 종말”이라는 말을 “좀 더 효과 있는 마케팅을 고민할 기회”라고 바라본다면 예나 지금이나 해야 할 일은 동일하다 생각합니다. “팔릴 만한 물건”을 잘 찾아내거나 기획해서 “살 만한 사람”에게 알리고 그가 찾아오면 잘 접객하는 것. 그런 의미에서 고전 개념인 마케팅 4P (PRODUCT/PROMOTION/PLACE/PRICE)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만약 자신의 마케팅 업무가 프로모션에만 국한돼 있다면, 나머지 영역에 대한 확장을 조금씩 시도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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