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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조정은 가장 쉬운 일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일

가격 조정은 가장 쉬운 일이 아니라 가장 중요한 일

작가
이동훈
게재일
2024.09.23
예상 소요시간
10분

written by, 이동훈
커머스 브랜드의 운영&마케팅 전문 프리랜서입니다.
커머스 브랜드의 핵심은 쾌적하게, 많이 파는 일이라고 생각하며,
브랜딩보다 판매를, 감도보다 효율을, 인지보다 수익을 목표로 일합니다.
Current. 커머스 브랜드 운영&마케팅 프리랜서
Former. 부스터스 DTC팀 팀장 / 블랭크 코퍼레이션 마케터 / CJ E&M 마케터

📌
Index
1) 들어가며
2) 최적화에는 가격도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3) 초반이라면 가격 테스트는 더욱 적극적으로
4) 쉽기 때문에 반드시 해야 하는 가격 조정

들어가며


제품을 팔다 보면 많은 마케터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듣습니다. “가격을 내리는 게 최악의 결정", “우리 가치를 설득하는 일이 마케팅/브랜딩이 해야 할 일"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이 아름다운 말은 막상 실무를 해야 하는 단계로 들어서면 아득하게 사라지고 마케터나 기획자의 머릿속에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 의문이 떠오릅니다. “과연 이 가격으로 파는 게 맞는 일인가?”, “조금만 더 싸게 팔면 더 많이 팔리지 않을까?”, “조금 더 올리면 적게는 팔려도 남는 게 많지 않을까?” 등등.
“가격은 시장경제의 중심축이다. 생각해보라, 회사가 창출하는 모든 수익 및 이익은 가격결정이 낳은 직/간접적 결과물이다. 당신이 예산 내에서 지출하고 그 보상으로 무언가를 받는 일 또한 값을 치르는 행위다. 모든 것은 가격을 중심으로 돈다.” (헤르만 지몬, Pricing)
위의 인용처럼 가격은 매출과 이익을 좌우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많은 사람이 가격 조정이 ‘쉽고 즉각적'이라는 이유에서 이를 꺼리고, 브랜드 이미지 감소라는 점에서 이를 꺼립니다. 하지만 이런 판단에서 놓치는 부분은 없을까요?

최적화에는 가격도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브랜드 가치라는 측면에서는 기획된 가격을 유지하는 게 좋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브랜드를 담당하는 실무자도 생활인일 때는 가격에 움직이고, 수많은 마케팅 채널이 결국 가격 매력도를 내세웁니다. 여기서 우리 브랜드만은 가치설득에 성공할 것이라 가정하는 건 너무나 순진한 방법이겠지요. 무엇보다도 가격을 결정하는 건 우리 가치제안과 설득력이 아닌 다른 요인에 달린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팔아야 하는 제품 가격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인은 아래 두 가지입니다.
✏️
제품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

1) 제품 비용구조
원가 / 물류비 / 변동비 / 고정비를 제외하고 우리가 남길 이익은 얼마인가?
2) 우리 제품이 위치한 시장에서 평균 가격
소비자에게 익숙한 가격은 얼마인가? 얼마까지 더 지불할 용의가 있나?
브랜드가 A라는 제품을 내려고 합니다. 제조사와 논의하여 정리된 최종 단가는 패키지 제작가를 포함해 3천 원 정도입니다. 브랜드가 이 제품을 팔기 위해서 발생하는 비용은 광고비 등을 제외하고 개당 3천원 정도는 발생한다고 칩시다. 그러면 무조건 6천 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한계가 하나 생깁니다. 
시장을 조사해보니 이 제품 카테고리 평균 가격이 개당 1만 원 내외입니다. 여기서 두 번째 한계가 발생합니다. 1만 원 이상으로 팔겠다면 기존 제품에서 없는 무언가가 있어야 합니다. 만약 더 싸게 팔겠다면 원가가 다른 제품보다 싸야 합니다.
여기서 만약 브랜드가 광고를 집행해서 파는 제품인지, 공동구매에 특화인지, 유통처 특화인지에 따라 가격 범위는 또 달라집니다.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기능/디자인/추가요소가 있다는 전제하에, 결국 이 가격이 어느 정도 적합한지는 시장에 던져봐야 보입니다. 만약 상한선을 깨야 하는데 당장 그러지 못한다면, 더 강력한 마케팅 자원이 동원되거나 오랜 시간 (설득)이 필요합니다.
다시 말하면, 제품 준비 단계에서는 시장의 환경과 우리의 강점, 사업의 구조까지 준비해서 가격이 결정돼야 합니다. 우리가 잘 파는 방식은 뭔지? 우리가 들어가려는 제품 가격대는 어느 정도인지? 우리가 현실적으로 만들 수 있는 비용구조는 어느 정도인지? 그렇다면 목표원가와 목표 판가는 얼마인지 등등. 이렇게 해도 사실 가격은 시장에 던져져야만 그 적합성이 나타납니다. 

초반이라면 가격 테스트는 더욱 적극적으로


이러한 가격 적합성을 판단하기 가장 좋은 시점은 제품이 런칭되는 시점 / 채널이 확장되는 시점입니다. 브랜드에 아직 신규유입/신규구매가 많은 시점에는 여러 가격을 테스트해보기가 쉽습니다. 당연히 판가를 2배수,3배수로 올리는 방식은 상식에 벗어난 일이지만, 일정 범위를 정해놓고 (ex 24,900 - 30,900) 움직여 보는 일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아래와 같은 몇가지 방식을 고려해봅시다.
✏️
상황별 가격 테스트 방법

1) 단품만 판매하며 제품 가격 수정만 진행되면 되는 경우
2) 추가옵션을 구성할 여지가 있는 경우
옵션가를 바꾸거나 / 옵션을 포함한 형태로 제품가를 바꾸거나 / 비싼 옵션을 제시하여 특정 옵션 선택률을 높이거나 / 온사이트 마케팅을 통해 추가구매를 유도하거나
3) 객단가를 높일 추가 세트구성을 마련하여 별도 소구하는 경우
선물세트 / 대용량세트 등
4) 회원가, 쿠폰할인가 등을 더 적극적으로 어필해보는 경우
또 단순히 메인제품 가격을 변동하는 방법도 있지만, 옵션을 필수로 포함 단가를 높이거나, 비싼 옵션을 제시해서 중간 옵션으로 선택을 몰아주는 방식도 시도가 필요합니다.  어떤 형태이건 기본 얼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가격 변경 범위 별로 어느 정도 마진율이 가능할지 정리합니다
2) 가격 인상/인하에 따라 변경되는 전환율과 객단가, 그에 따른 매출-마진 변경을 예측해봅니다.
3) 실제 가격을 주 단위로 변경하여 변화하는 매출/마진을 확인해봅니다.
중요한 건 정확한 비율 계산이 아니라 실제 테스트에 돌입했을 때 참고로 삼을 만한 기준 마련입니다. 이는 다소 기계적으로 산정이 되어도 괜찮습니다. 예를 들면 가격이 한 구간 내려갈 때마다 전환율은 0.3%정도 올라가고, 한 구간 올라갈 때마다 전환율은 0.3%정도 내려간다고 가정해봅니다. 이렇게 계산을 해보면 생각보다 적은 변화로도 마진/매출이 바뀌는 점이 보입니다. 실제로는 기계적 변동이 나타나지는 않지만, 사전에 시나리오를 짜놓으면 테스트 진행에서 많은 도움이 됩니다.
가격 범위 기준에서도 아래 사항을 고려하여 범주를 정하면 좋습니다. 예를 들면 3만 원짜리 물건을 판다고 칩시다.
*소비자에게 유의미한 가격 변화이면서도 마진이나 매출이 실제로 좋아질 수 있는 구간을 정합니다. (3만원 제품 가격 테스트 범위는 27,000~34,000원)
*만약 소비자가 유의미한 가격 변화로 느끼는 수준이 아니더라도 마진 개선이 기대되는 구간이라면, 해당 구간부터 진행해본다. (30,000~32,000원) 
*몇백 원 단위 같이 지나치게 좁은 범주의 가격 변동은 유의미한 테스트가 되기 어렵다. (30,000 ~ 30,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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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표는 실제로 최근 진행했던 제품 가격 테스트입니다. 변경 전-후 7일을 기준으로 판단했고 4만 원대 후반 제품을 5만 원대 초반으로 상향했습니다. 전환율/매출/CPA는 악화됐지만 실제 객단은 늘어났습니다.
가격상승으로 판매량이 줄었기에 같은 광고비 집행 시 총마진에서 큰 차이가 없었는데요. 이럴 때 두 가지 선택이 가능해집니다.
A) 비슷한 효율이 나온다고 가정 시 이전 가격이 재고소진을 좀 더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B) 광고 외에 판매되는 매출이 있고, 예상보다 전환율 하락은 적고 마진이 20% 가까이 늘어났으니 가격을 올리자.
이 경우에는 B안을 선택했습니다. 기준이 생겼기 때문에 선택도 쉬워지지요.
실제로 테스트를 해보게 되면 가격은 꽤 큰 요소이기 때문에 장바구니 전환율 / 구매전환율 / 객단 / 매출 / 마진 등 주요한 모든 지표에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다른 조건이 비슷하다는 전제하에 가격변동이 큰 지표차이로 이어지지 않았다면 가격 테스트 범위가 지나치게 좁아서 (ex. 23,000원과 23,500원) 소비자 선택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던 수준이거나. 현재 판매에 가격이 끼치는 영향이 작을 수도 있습니다. 반면 실제 지표가 변했다면, 거기에 따라 결정을 빠르게 하고 가격을 확정하는 게 필요합니다.

쉽기 때문에 반드시 해야 하는 가격 조정


최적 가격을 설정하기 위한 다양한 리서치가 있다고 하지만, 작은 브랜드가 리서치 방법을 택하긴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온라인의 유연성을 활용하여 최대한 가격을 테스트해보는 것이 들이는 자원 대비하여 가장 큰 효과를 거 두는 방법입니다. 물론 브랜드나 판매채널 특성상 이러한 테스트가 안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공동구매 브랜드는 셀러와 신뢰 문제가 있겠지요.
하지만 가격 결정 권한이 있는 상태라면, 가격은 반드시 테스트 되어야 합니다.저는 ‘가격 인하는 최악의 방법이다'라는 말이 어떤 맥락인지는 알지만, 이 말이 때로는 우리 제품에 대한 객관적 판단을 방해하는 이야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제품 가치가 타사 대비 +1만원이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렇지 않아서 안 팔린다면요? 혹은 위 사례처럼 역도 가능합니다. 우리가 싸게 팔진 않았나요? 높아진 가격 때문에 판매량이 다소 줄어들더라도 마진 개선이 가능하다면 도전해볼 만하겠죠.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은 복잡하고, 우리가 통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실제 팔아보기 전에 우리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몇 가지 기준이 있고, 가격 조정은 쉽습니다. 쉬우므로 강력하고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당연히 다른 개선 없이 가격부터 무턱대고 올리거나 내리는 것은 섣부른 행동이겠지만, 그렇다고 마냥 최후의 수단으로 둘 문제도 아닙니다. 가격을 조금 테스트한다고 매출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거나, CS가 폭증하는 경우는 그리 많진 않습니다.
가격 소구가 주는 위력은 여전히 엄청나고, 좋은 가격을 설정하는 것 또한 마케터/기획자의 핵심 역량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마케터는 가격에 대한 고민을 기획자와 대표만큼이나 많이 해야합니다. 처음 가격을 고정값으로 생각해서는 곤란합니다.  가격 조정에 거부감을 느끼는 건 누구나 그렇듯 "무언가 그래도 시간을 들여서 해야 가치 있는 일"이라는 생각과, "비싼 제품을 설득해서 파는 일"이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는 조용한 합의가 있기에 그런 것은 아닐까요. 반대로 그 쉬운 액션을 통해 실적을 개선할 수 있다면 이것같이 좋은 일이 어디 있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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