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pixel
대기업 vs 외국계 vs 스타트업 마케터의 진실 (2)

대기업 vs 외국계 vs 스타트업 마케터의 진실 (2)

작가
윤진호(마케터초인)
게재일
2023.06.12
예상 소요시간
8분
세 곳 모두를 경험한 마케터가 몰래 알려주는 스타트업 이야기 🤫
마케팅을 하고 싶으신가요? 마케터가 되고 싶으신가요? 그럼 어느 회사에서 하고 싶으신가요? 그런데 대기업, 외국계, 스타트업에 따라 마케터의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어느 것이 나에게 더 맞을지, 어디에서 더 성장할 수 있는지 미리 알고 대비하면 적응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글에서 세 분야 모두에서 경험하며 알게 된 이야기를 꺼내 보려 합니다.
이 내용은 저의 경험과 그동안 보아 온 과정을 중심으로 담았기 때문에, 모든 산업 군, 모든 기업에 동일하게 적용된다기보다는 전반적인 큰 차이점 중심으로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난번 대기업과 외국계에 대한 차이에 이어 이번에는 스타트업 마케터와의 차이점을 중심으로 담아봅니다.

스타트업 마케팅은 뭐가 다를까?


1. 속도 : 시간에 대하여

마케터의 시간 어느 분야에 있는지에 따라 다르게 흐릅니다. 속도의 측면에서는 어떻게 다를까요?
대기업은 일을 키우고 나아가는데 다양한 부서와 함께 단계적 과정을 거칩니다. 한 회사 내에서도 마케팅 조직이 마케팅기획팀(전략), 콘텐츠마케팅팀(SNS), 세일즈마케팅팀 등 여러 부서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산업 군과 회사에 따라 부서 명칭은 조금씩 다릅니다.)
일의 과정으로 봤을 때는 굵직한 프로젝트의 경우 파트장, 마케팅팀장, 마케팅실장, 마케팅본부장, 최종 의사결정자까지 과정을 거쳐 진행되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속도의 빠름보다는 큰 방향성과 진행의 싱크 (synchronization)를 맞춰 나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외국계 기업일의 과정이 글로벌 본사로부터 포맷화되어 있기 때문에 기존의 프로세스에 맞춰 진행합니다. 본사 가이드가 존재하기에 일의 크기나 방향성이 어느 정도 잡혀있고, 그걸 어떻게 조금씩 변주해 적용하는지가 관건입니다.
연간 스케쥴도 글로벌과 맞춰서 가기 때문에 사전에 정해진 시기, 정해진 기간에 맞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내부적으로는 국내 대기업처럼 다양한 부서로 일이 나누어져 있기보다는 프로젝트 단위별로 마케터가 맡아서 리드하며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타트업최대한 빠른 실행에 맞춰 일을 합니다. 비즈니스가 안정화된 대기업, 글로벌 체계가 있는 외국계의 고도화 작업과 확장 전략과는 다르게 스타트업은 단기간에 걸친 핵심 비즈니스의 폭발적인 성장이 존재이유죠.
그런 의미로 가장 빠르게 시간이 움직이고, 속도라는 가치가 일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과장된 표현을 들면 외국계 기업의 일주일이 스타트업의 하루와도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일의 영역과 프로세스 구조가 갖춰져 있기보다는 영역의 모호함 속에서 새로움을 뻗쳐가야 합니다.
스타트업은 속도가 생명 ⓒUnsplash의Braden Collum
스타트업은 속도가 생명 ⓒUnsplashBraden Collum

2. 돈 : 예산에 대하여

마케터는 비즈니스를 키우기 위해 돈을 쓰는 부서입니다. 예산의 측면에서는 무엇이 다를까요?
대기업은 대개 정해진 연간 예산 내에서 업무를 진행합니다. 그 안에서 어떻게 예산 집행 계획을 수립할 것인지 유관 부서 간, 부서 내 치열한 과정을 거칩니다. 그리고 예산 범위 내에서 그때마다 예산을 쓰기 위한 타당성을 만들어서 승인받고 집행합니다. 주어진 예산을 소진하지 못하면 다음 연도 예산 계획 과정에서 줄어들 수 있기 때문에, 연말이 가까워지면 남은 예산을 소진하기 위한 은밀한 과정들이 진행됩니다.
외국계 기업은 대개 프로젝트 단위로 예산이 배정됩니다. 콘텐츠로 치면 작품 수를 놓고 어떤 건을 어떤 규모로 할 것인지에 따라 예산이 측정되죠. 필수적으로 에이전시(대행사)와의 협업이 필수이기에 프로젝트 단위로 적지 않은 예산이 배정됩니다. 마찬가지로 프로젝트 단위별로 예산 소진을 위한 자연스러운 과정이 진행됩니다.
스타트업, 그중에서도 이제 막 시작하는 초기 단계에 있는 많은 곳들은 연간 계획과 그에 맞는 예산 수립이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비즈니스 자체가 어떻게 나아갈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변동성이 크고 좀 더 단기간에 포커싱되어 있죠. 일이 생겨나면 그때마다 일에 맞는 예산을 측정해서 진행하는 경우가 많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예산이 생겼다 줄었다 사라졌다 많은 변동성이 존재합니다.
마케터의 숙명과도 같은 예산 업무 ⓒUnsplash의Dmitry Demidko
마케터의 숙명과도 같은 예산 업무 ⓒUnsplashDmitry Demidko

3. 기획 : 계획에 대하여

대기업은 계획을 세운 후 치밀하게 검토를 합니다. 시장을 분석하고 전략을 짜는 부서,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다양한 부서가 함께 협업하는 구조이고 그 과정에서 오너의 의중에 따라 방향성이 잡히는 경우도 많습니다. 단단한 계획과 준비가 함께 가게 되며 여러 부서가 동시다발적으로 함께 일을 진행하기 때문에 부서 간 워킹플로우와 전체 일정을 잘 맞춰가야 놓치는 부분 없이 나아갈 수 있습니다.
외국계 기업은 계획을 세우면 글로벌 지사 (본사 또는 지역 헤드쿼터)의 컨펌에 맞춰 진행됩니다. 이때 승인하는 주체도 포지션 사이드에서의 가이드가 있고, 그것을 기준으로 컨펌과 피드백이 진행됩니다. 중요한 것은 승인의 리드타임을 미리 염두에 두고 진행하는 것입니다. 많은 한국 문화처럼 ‘급한 건이니 당일까지 컨펌을 요청한다’와 같은 형태가 아니라 미리 협의된 워킹데이에 따라 언제까지 승인해달라고 요청해야 무리 없이 나아갈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실행을 위한 기본적인 핵심 계획을 중심으로 나아갑니다. 일부는 기본 계획 수립 후에 바로 실행으로 돌입하기도 합니다. 빠른 실행을 통해 결과를 도출하고 그걸 토대로 계획의 방향성을 수정하거나 키워가며 진행합니다. 대기업과 외국계에서 전략과 계획 단계부터 일을 벌이며 진행했던 이들이 스타트업에 합류하여 이런 타입의 업무 방식에서 많이 낯설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배경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단기간의 빠른 성장이 생존방식이기 때문에 계획의 기간 따로, 실행의 기간 따로 가져가기보다는 거의 동시에 나아가게 됩니다.
비행기를 어떻게 날게 할까? 대기업은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스타트업은 매일매일 새로운 시도를? ⓒPixabay의WikiImages
비행기를 어떻게 날게 할까? 대기업은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스타트업은 매일매일 새로운 시도를? ⓒPixabayWikiImages

4. 사람 : 인재상에 대하여

어느 분야에서 일하는 마케터인지에 따라 바라는 인재상도 다릅니다. 그럼 어디에 더 잘 어울릴지 함께 볼까요?
대기업은 마케터가 큰 프로젝트의 일부를 맡아 일을 나아갑니다. 긴 호흡으로 협업을 통해 부서 간 함께 논리를 만들고, 전략의 타당성을 세워가는 과정을 좋아한다면 이에 적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을 통해서 결과의 예측가능성을 최대한 높여야 함이 필수죠.
대기업은 작고 빠르게 치고 빠지기 어려운 조직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프로젝트가 실패할 경우에 잃게 되는 손실이 상당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KPI(Key Performance Index : 핵심성과지표) 를 세우는 데 집중하고 이를 기반으로 여러 과정을 통해 보고가 진행되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점이 됩니다. 이곳에서는 보고와 승인의 과정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외국계 기업은 대기업 대비 마케터의 프로젝트 오너십이 상대적으로 더 크며, 글로벌 지사의 담당자들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진행합니다. 글로벌 가이드가 존재하지만 한발 더 나아가 한국 지역만의 차별성을 찾아 이를 실현하고 어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요즘은 K-00의 시대이기에, 많은 외국 지사 담당자들이 한국을 주목하고 있죠.) 다만 그 과정에서 작은 것들도 모두 컨펌이 필요하고 반드시 프로세스에 따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룰과 가이드에 맞춰 일하는 것이 잘 맞는다면 문화에 잘 녹아들 수 있습니다.
스타트업은 촘촘한 계획과 치밀한 전략보다는 빠른 실행 중심과 단기 호흡으로 움직이게 되고 이 방식에 맞는다면 빠르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역할수행에 있어 더 나은 방식을 직접 찾고 일을 스스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대기업, 외국계와 다르게 보고와 승인, 프로세스와 컨펌에 들어가는 과정이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되기에 바로 드러나는 일 중심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개인과 조직 간에 잘 어울리는 성향이 있다? Pixabay의Tumisu
개인과 조직 간에 잘 어울리는 성향이 있다? PixabayTumisu

대기업 X 외국계 X 스타트업 마케터


앞서 시간, 계획, 예산, 인재상까지 4가지 측면에서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 스타트업 마케터의 차이를 말씀드렸는데, 현실 세계에서 산업에 따라 회사마다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세 곳 모두 경험한 마케터의 경험을 담아 이를 전해드리는 이유는 아래와 같습니다.
마케터 지망생으로서 나는 어디에 더 잘 맞을까?
마케터로 이직하고 싶은데 어디에서 더 성과를 만들 수 있을까?
마케터 커리어를 확장하고 싶은데 앞으로 어디로 넓혀가면 좋을까?
예비 마케터, 경력직 마케터 또는 마케터로의 직무 전환을 희망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드리고 시행착오를 줄여 빠른 적응을 하실 수 있게 도움을 드리고자 담아봤습니다.
어떠신가요? 말씀드린 영역 중에서 어디에 더 잘 맞으실 것 같으신가요? 앞으로 어디에서 커리어를 쌓아가고 싶으신가요? 잘 맞는 어느 한 곳에서 커리어의 깊이를 쌓아가는 것도 좋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같이 산업의 변동성이 빠른 시기에는 커리어에 걸쳐 다양한 곳들을 고르게 경험하신다면 더 넓은 마케팅 커리어를 만들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마케터로의 성장 여정을 응원하며 이후에 또 마케팅과 관련된 인사이트를 담아오겠습니다.

🍩 마케팅 디렉터로 맛있는 라이프스타일을 만들고 있습니다. 온갖 콘텐츠와 브랜드의 덕후이기도 합니다.
現. GFFG 마케팅 총괄 디렉터 前.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前. CJ EN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