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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콘텐츠 트렌드: 가짜라서 흥행하는 ‘모큐멘터리’ 분석

유튜브 콘텐츠 트렌드: 가짜라서 흥행하는 ‘모큐멘터리’ 분석

작가
더에스엠씨콘텐츠연구소
게재일
2024.05.21
예상 소요시간
5분

더에스엠씨 콘텐츠연구소는 더에스엠씨그룹 산하 연구 기관입니다. 🔍
마케팅 베스트 셀러 <콘텐츠 머니타이제이션>, <숏폼 콘텐츠 머니타이제이션>을 출간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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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인 걸 알면서도 넘어가는 유튜브 모큐멘터리의 법칙
과거 케이블 TV 예능계의 떠오르는 키워드였던 모큐멘터리. 오늘날 유튜브에서는 사실성을 부각하고 즉각적인 시청자 반응을 확보하는 등 플랫폼 특성을 활용해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주제는 주로 특정 시대나 집단의 모습인데요. 제작자의 고증이 적용된 디테일로 시청자와의 공감을 극대화하거나, 풍자에 기반한 블랙코미디 법칙을 사용해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조명합니다.
때로는 갈등을 연출로 안전하게 풀어내며 스캔들에 대한 대중의 욕망을 충족하기도 해요. 진지하지만 다소 엉뚱한 가짜는 오히려 진짜보다 더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며 적극적인 반응을 끌어냅니다.
가수 ‘그레이’와 ‘그렉’이 열띤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하나의 곡을 두고 자신이 녹음하겠다고 나선 건데요. 두 사람 모두 욕심을 꺾지 못하자 난데없이 게임으로 승부를 보기 시작합니다. 우여곡절 끝에 진행된 녹음도 순탄히 진행되지 못해 설전까지 벌였죠.
이 사건은 그룹 ‘UV’의 유튜브 채널 <유브이 방> 시리즈 콘텐츠인 ‘유브이 녹음실’에 담겼습니다. 간소화된 화면 구성과 영상 효과가 없다시피 한 연출, 빈번한 클로즈업 등 흡사 관찰 카메라 같은 형식은 다큐멘터리를 연상케 하는데요. 일부 시청자는 이 영상이 실제 상황이라 믿을 만큼 진짜 같은 리얼함을 보여줬어요. 사실 이 영상은 ‘모큐멘터리’인데 말이죠.
모큐멘터리(Mockumentary)란 허구의 사건을 다큐멘터리 연출을 사용해 마치 실제처럼 보이도록 만든 콘텐츠를 이르는 말입니다. 과거 Mnet 예능 <UV 신드롬> 등으로 대중의 주목을 받으며 떠오른 포맷으로, 오늘날에는 유튜브 플랫폼의 특성을 활용해 흥행에 성공했습니다.
유튜브에서는 누구나 영상을 자유롭게 찍어 올릴 수 있고, 누구나 의견을 내고 즉각적으로 반응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에 의해 촬영되어 발견된 영상’이라는 뜻의 ‘파운드 푸티지(found footage)’ 느낌을 더해 사실성을 표방할 수 있고요. 크리에이터와 시청자 간, 나아가 시청자와 시청자 간 상호작용을 하는 콘텐츠로서도 인기를 끌었죠. 이렇게 더 리얼해질수록 실재와 허구의 경계를 흐려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깊이 각인했습니다.
르포를 넘어선 일상 침습(侵襲) 콘텐츠의 법칙을 자세히 살펴볼까요?

시청자의 경험이 고증이 된다


첫째는 ‘공감대 형성’입니다. 주로 다수가 공유하는 사회 배경 속에 인물을 던져 넣는 방식인데요. 시청자는 ‘나도 아는’, ‘나도 경험한’ 배경으로 더욱더 몰입할 수 있어요. 익숙한 시대 상황 속에서 인물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관찰하면서 시청자는 자연스럽게 ‘나의 경험’과 연관 지어 보게 되는 거죠.
▲ Youtube <사내뷰공업>
▲ Youtube <사내뷰공업>
<사내뷰공업>은 특정 시대를 배경으로 그 시대를 거쳐 간 시청자와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사내뷰공업> 콘텐츠에는 2010년대 초반을 배경으로 한 ‘은정이는 열다섯’의 고등학생 ‘황은정’, 2015년대 전후를 배경으로 한 ‘청춘다큐 박세은’의 새내기 대학생 ‘박세은’, 2020년대부터 현대를 배경으로 한 ‘다큐 홍유경’의 고등학교 3학년 ‘홍유경’ 등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는데요.
이들은 학생이라는 공통점을 가졌지만, 서로 다른 시대 속에 놓여 각각의 시대감을 뚜렷하게 나타내요. 황은정의 ‘빨간 노스페이스 패딩‘이나 박세은의 ‘꽃무늬 블라우스’, 홍유경의 ‘앞머리 고정 헤어 시트’처럼 당대 유행하던 아이템을 통해 나타내기도 하고요. 유행하던 노래나 연예인, 말투나 놀이 문화 등 문화적인 요소로 나타내기도 하죠.
▲ Youtube <사내뷰공업> 댓글
▲ Youtube <사내뷰공업> 댓글
이렇게 쌓은 시대감은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시청자는 단순히 공감을 넘어 디테일을 포착하고 자신의 경험과 비교해 보는데요. 그 시대를 거쳐온 경험자이자 전문가로서 콘텐츠를 바라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럴싸한 흉내로는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없어요. 연출된 영상이라도 마치 그 시대에 촬영되고 방영된 것처럼 이질감 없이 구현하는 게 중요하죠. 철저한 시대 고증을 통해 수십 가지 디테일을 녹여내어 자연스럽게 시청자의 기억을 환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댓글도 세계관의 일부가 된다


당대 사회에 대한 풍자와 해학의 메시지를 던지기도 합니다. 문제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다큐멘터리와 달리, 모큐멘터리는 과장된 캐릭터나 극단적인 상황을 통해 우회적으로 보여주며 시청자가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들어요. 풍자와 해학을 사용해 비판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블랙코미디’를 녹여낸 거죠.
▲ Youtube <뷰티풀너드>
▲ Youtube <뷰티풀너드>
힙합 다큐: 언더그라운드’는 힙합 듀오 ‘맨스티어’의 일상을 담은 모큐멘터리입니다. 사실 맨스티어는 정식 뮤지션이 아닌 크리에이터 <뷰티풀너드>가 만든 ‘부캐’입니다. 거친 욕설, 허세 가득한 가사, 영어를 남발하는 이들은 “래퍼가 교회에서 CCM을 부르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국가의 부름을 받은 래퍼” 등 특정 상황에서 고유의 캐릭터성을 발휘하는데요. 이들의 우스꽝스러운 행동은 무게감 있는 다큐멘터리식 내레이션과 대비되어 풍자의 의미를 한층 더하기도 하죠.
 ▲ Youtube <뷰티풀너드> 댓글
▲ Youtube <뷰티풀너드> 댓글
이런 풍자는 댓글에 시청자가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아고라’를 형성합니다. 시청자는 영상이 꼬집는 문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는데요. 한 차례 비틀어 던진 메시지를 시청자가 풀어내는 현장은 콘텐츠의 일부가 되어 작품을 완성합니다.
나아가 세계관에 몰입하는 시청자도 생깁니다. 맨스티어는 시청자를 팬으로 만들며 열렬한 응원을 받고 있어요. 지지에 힘입어 음원을 발매하기도 했는데요. 이 음원은 래퍼들에게 샤라웃 되거나 디스를 받는 등 실제적인 반응을 끌어내며 세계관을 확장했습니다.

잘 만든 갈등은 예능이 된다


대중의 원초적인 욕망을 자극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스캔들’이 있는데요. 흥미로운 가십거리에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가는 본능을 건드는 것이죠. 이때 다큐멘터리 연출을 사용해 리얼리즘을 극대화하면서도, 짜여지고 통제된 상황 속에서 안전하게 인물 간 불화를 풀어냅니다. 시청자가 죄책감 없이 가십거리를 즐길 수 있도록요.
‘유브이 녹음실’의 주된 소재는 ‘갈등’입니다. 노래를 녹음하는 상황을 바탕으로 무리한 디렉팅을 하거나 사사건건 훼방을 놓는 등 게스트의 신경을 건드리는 상황을 연출하죠. 끝끝내 게스트는 화를 내거나 싸움을 일으키는 등 갈등을 빚는데요. 실제 방송이었다면 편집될 만한 부분을 되려 연출해서 보여주는 방식입니다. 특히 가상의 세계관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실제 인물을 출연진으로 내세워 제4의 벽을 허물죠.
다큐식 리얼리즘에 치밀한 빌드업과 사실적인 연기를 더해 실재와 허구를 혼동하게 하는 동시에, 디테일 면에서도 리얼리티를 놓치지 않습니다. “이무진 vs 무당 충돌 원본영상”, “대낮 공포의 흉기난동범 제압하는 규현 (위기일발)” 등 실제 상황처럼 가장해 화제를 끄는 일명 ‘어그로’성 제목으로 시청자의 이목을 사로잡죠.
선을 넘을 듯 말듯 아슬아슬하게 진행되는 유브이식 페이크는 비난이 아닌 사랑을 받습니다. 시청자는 갈등이 연기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에요. 또, 영상 곳곳에 유치한 대화나 뜬금없는 행동 같은 엉성한 장치를 설치하는데요. 재미를 극대화하면서도 의도적으로 몰입을 방해해 오해의 소지를 줄이는 거죠. 이처럼 노련한 완급조절로 ‘유브이 녹음실’은 24년 5월 기준 매회 평균 3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끌었습니다.

‘페이크’로 시청자와 소통하는 콘텐츠


모큐멘터리는 실존하는 사회상을 담는 다큐멘터리를 변용하여 오히려 예능감을 극대화했습니다. 다큐멘터리의 포맷을 가져와 진정성을 표방하되,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더해 다른 예능과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인데요.
이러한 콘텐츠가 유튜브에서 입지를 넓힐 수 있었던 이유는 시청자 사이의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시청자가 함께하는 콘텐츠로서 다가가기 때문이에요. 단순히 결과물을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시청자가 반응하고 이야기 나누는 ‘놀이터’가 되어서인 거죠.
토크를 비롯한 리얼리즘 콘텐츠 대란 속 가짜로 승부수를 두는 유튜브 모큐멘터리. 앞으로는 또 어떤 웰메이드 페이크로 시청자를 움직이게 만들지 지켜볼 만합니다.
🖋 에디터 | 더에스엠씨콘텐츠연구소 원차희, 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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