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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마케터가 개발자와 협업하는 방법

스타트업 마케터가 개발자와 협업하는 방법

작가
송란영
게재일
2023.05.18
예상 소요시간
6분

누구에게나 협업은 어렵다.


마케터로서, 아니 거의 대부분의 직군에서 일을 잘하기 위해서는 뭐가 필요할까요? 주어진 업무만 해결하면 될까요? 유저의 니즈를 잘 파악하거나 데이터를 잘 보면 될거 같다구요? 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일을 더 쉽고 빠르게 잘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중요한 걸 알지만 아직도 어려운, 그렇지만 계속해서 노력해야 하는 협업에 대해서, 그중에서도 마케터로서 개발팀과 유기적으로 일하는 법에 대해서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모르면 물어보자.


과거 애드 네트워크에서 일했을 때 미국 본사의 프로덕트 팀에서 계속해서 업데이트되는 새로운 기능을 이해하고 한국 지사의 클라이언트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고객이 성공 가능성이 높은 베타 테스트에 먼저 참여하도록 설득해 성과를 끌어올린다든지, 클라이언트의 다양한 요청사항과 이런저런 문제가 있을 때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 중에 하나였죠.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많이 모르고 일했구나 싶은 주니어 시절이었지만, 그때도 이해 안 되는 문서를 붙잡고 이해하려고 몇 번씩 읽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어떤 기능이 왜 생겼는지, 어디에 사용해야 하는지 일단 알아야 설명을 했으니까요.
비단 새로운 기능뿐만이 아닙니다. 저 조직이, 저 팀이 어떤 일을 하는지, 누가 어떤 개발을 하는 개발자인지 모른다면 협업하기가 매우 힘들어집니다. IT 업계에서 일하는 마케터로서 부끄러운 일이지만, front-end 와 back-end 의 차이를 모르고 일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개발자와 협업할 일이 거의 없었지만 그만큼 업무의 영역이 제한적이었죠. 내가 원하고자 하는 개발이 필요한 요소, 그것이 무엇이든지, 어디의 누구와 협업해야 되는지 알고 일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모르면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는지 아는 것 또한 중요하지요.
저는 협업의 시작은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더 나은 성과를 위해 요청하려고 하는 것, 지금 발생하는 문제들의 해결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가능하다면, 누구에게, 어떻게, 언제, 어떤 프로세스를 통해 요청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러한 요청이 언제쯤 반영될지 파악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이러한 파악 없이는 타팀과 함께하는 업무를 진행하기가 어렵습니다. 모르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고, 계속 모르는 채로 있는 것이 큰 문제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공부하고 질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질문 폭탄을 날리기 전에 혼자 먼저 알아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 Unsplash 의 CoWomen
다만, 질문 폭탄을 날리기 전에 혼자 먼저 알아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 UnsplashCoWomen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앱 마케터로 일하다 보면, 작게는 event 하나 추가하는 것에서부터 크게는 유저와 시장에 니즈에 따른 BM을 적용하는 것까지 개발팀과 협업할 수 있는 것이 매우 많습니다. 더욱이 퍼포먼스 마케터 입장에서 앱 마케팅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죠. MMP(Mobile Measurement Partner)의 데이터만 있어도 충분했던 시절이 있었는가 하면, 지금은 SKAN을 필수적으로 봐야 하고, 여기저기서 MMM(Media Mix Modeling)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더욱 중요해지는 것이 협업입니다. 예전에는 혼자 볼 수 있었던 데이터들도 이제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와 함께할 필요가 생겼습니다.
과거 따로 보고 있던 DB 데이터와 MMP 데이터를 데이터 테크팀의 도움으로 하나로 취합, 정제하여 활용해 업무 효율화를 이뤘던 경험이 있습니다. 퍼포먼스 마케터의 니즈에 맞게 데이터를 정리해 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분 덕분에 차트 지옥을 벗어날 수 있었으니까요. 대부분의 경우 요청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러한 요청 사항을 현명하게 정리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CRM 마케터의 경우에도 그 협업의 중요성은 더욱 커집니다.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데이터 정합성 이슈도 개발자의 도움 없이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적절한 가설을 실험하고, 증명된 실험들을 서버 개발자의 도움으로 자동화할 수 있다면 더욱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겠지요. 가설 실험의 영역은 CRM 마케터가 개발팀과 유기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 매우 재미있는 업무 영역 중 하나입니다. 프로덕트 팀에서 MVP(Minimum Viable Product) 기능으로 만들어 실험하기 전에 유저의 반응을 먼저 실험해 보면 그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도 있겠습니다. 급변하는 경쟁 상황에서 마케터와 개발자가 긴밀하게 협업하고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항상 웃으면서 협업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가끔은 ⓒ Unsplash 의 krakenimages
항상 웃으면서 협업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가끔은 ⓒ Unsplashkrakenimages

그래서 어떻게 협업하면 좋을까?


사실 제가 개발자와 가장 잘 협업했던 경험은 TF에서 한 팀으로 일했던 때였습니다. 그때는 매일 스크럼도 같이하고 옆자리에 앉아서 필요한 건 바로바로 확인하며 일하다 보니, 협업이 안될래야 안될 수가 없었죠. 그렇다고 모든 상황에서 한 팀으로서 협업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요. (조직 개편으로 인한 코스트가 더 높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협업을 위한 방안을 미리 마련하고 기준을 세워두는 게 좋습니다. 기본적이지만 지키고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4가지를 가져왔습니다.
1.
문서화 예전에 어떤 상사 분이 그러더라구요. 문서 정리만 잘해도 반은 먹고 들어간다고. 저는 이 말이 협업에서 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어떤 것을 요청하는 상황이던, 요청받는 상황이던, 함께 일하는 사람의 수가 많아질수록 문서화를 어떻게 하는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혹시 그동안 문서를 너무 장황하게 정리하거나, 나나 우리 팀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지 않으셨나요? 협업하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도록 간단 명료하게 정리되었다면 절반은 성공입니다.
2.
정기 미팅 일할 시간도 없는데 정기 미팅이라니요? 저도 예전에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서로 다른 업무를 하지만 협업이 필요한 마케팅과 개발의 관계일수록 정기 미팅이 중요합니다. 협업의 끈을 유지하는 방법이라고 할까요? 매주가 아니더라도 격주나 월간으로 정기 미팅을 잡아서 서로 필요한 사항과 진행 방향을 공유하면 시너지가 증가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3.
협업 도구 적절한 도구의 사용은 협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합니다. 그렇지만 룰을 정해 놓고 사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혼선을 줄 수 있습니다. 구두나 Slack 과 같은 메신저로 이미 이야기를 했어도, confluence에 문서화 시켜 놓지 않거나, Jira 티켓으로 요청하지 않으면 휘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굉장히 많은 것들이 이미 논의되었으나, 진행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방식으로 업무하는 것이 좋은지 서로 협의하고 진행 사항을 함께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결과 공유 요청 사항이 반영되었을 때 그로 인한 영향을 협업자에게 공유하는 건 협업을 부스팅 할 수 있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개발해 준 어떤 것으로 인해 연관 지표가 상승했다든지, 아니면 매일 수동으로 해야 했던 작업을 자동화해준 덕분에 업무가 매우 효율적이 된 경우도 있겠습니다. 사소한 결과라도 공유하고 그 의미에 대해서 일깨워 줄 수 있다면 앞으로의 협업도 원활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앞서 말한 사례와 방법들이 중요한 이유는 개발팀과의 협업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입니다. 마케터로서 현업에서는 수많은 이슈들이 발생하지만, 어느 곳이나 개발 리소스는 매우 소중하고 여유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수십 가지를 요청해도 1가지 반영이 될까 말까 한 경우들도 있죠. 우리 모두 협업 절망 편을 지나 협업 희망 편으로 바뀌기 위해, 오늘도 힘냅시다. 일단 저부터.

written by, 송란영
데이터를 벗 삼아 소통과 신뢰를 고민합니다. 📻 목소리로 사람을 연결하는 곳에서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現. 스푼라디오 퍼포먼스 마케팅팀 팀장 前. Vun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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