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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R 캠페인, 무겁게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움직이는 법

CSR 캠페인, 무겁게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움직이는 법

작가
믹스
게재일
2026.08.21
예상 소요시간
5분

좋은 일을 한다고 저절로 알려지지는 않는다.


아무리 의미 있는 CSR 캠페인이라도 사람들이 알지 못하면 힘을 갖기 어렵습니다. 브랜드가 좋은 일을 하는 것과, 그 일을 사람들이 이해하고 참여하게 만드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죠.
특히 기부나 환경처럼 사회적 의미가 큰 주제는 메시지가 쉽게 무거워집니다. ‘도와야 한다’, ‘지켜야 한다’,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말은 필요하지만, 콘텐츠를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는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순서를 조금 바꿔보는 건 어떨까요?
캠페인의 취지를 먼저 설명하기보다, 타깃이 이미 관심을 갖고 있는 이야기에서 시작하는 겁니다. 아이의 독서 습관, 귀여운 동물, 익숙한 일상의 고민처럼 사람들이 한 번쯤 멈춰볼 만한 장면을 먼저 보여주고, 그다음 브랜드가 왜 이런 활동을 하는지 연결하는 방식이죠.
오늘은 이렇게 타깃이 관심 가질 만한 이야기를 먼저 꺼내고, 그 안에 CSR의 메시지를 담은 두 가지 사례를 소개합니다.

타깃의 관심사에서 출발한 SK이노베이션


아이의 독서 습관이라는 익숙한 고민

SK이노베이션 어린이 책Dream 프로젝트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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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은 교보문고,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도서 인프라가 부족한 농어촌 지역에 도서관을 조성하는 ’어린이 책Dream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시민이 책 한 권을 구매해 기부하면 SK이노베이션과 교보문고가 각각 한 권씩 더해 총 세 권이 전달되는 방식입니다.
도서관을 채우기 위해서는 시민의 참여가 중요한 캠페인이었죠. SK이노베이션은 어린이를 위한 기부에 관심이 많을 법한,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먼저 주목했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책을 기부해 주세요”라고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부모라면 관심을 가질 만한 질문을 먼저 꺼냈어요.
주변에 도서관이 없는데, 아이에게 독서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줘야 할까요?
영상은 의사이자 작가인 이낙준과 육아 중인 개그우먼 홍현희가 강원도에 사는 한 아이 엄마의 고민을 듣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캠페인을 설명하기 전에, 부모가 실제로 고민할 법한 상황을 먼저 보여준 것이죠.
이낙준은 부모의 지속적인 권유와 집 안의 독서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설명하고, 독서량이 문해력과 사고력의 차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덧붙입니다. 이어 지역에 따라 공공도서관의 수가 크게 다르고, 이 때문에 아이들이 누릴 수 있는 독서 환경에도 차이가 생긴다는 캠페인의 문제의식으로 넘어갑니다.
아이의 독서 습관이라는 개인적인 고민에서 시작해, 지역의 독서 환경이라는 사회적 문제로 자연스럽게 범위를 넓힌 셈입니다.

전문성과 공감대를 함께 만든 패널

이 콘텐츠에서는 패널 구성도 눈에 띕니다.
이낙준은 독서와 문해력에 대한 설명을 맡고, 홍현희는 실제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이야기에 반응합니다. 전문적인 정보만 이어졌다면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고, 공감만 강조했다면 캠페인의 문제의식이 약하게 전달될 수도 있는데요.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역할을 맡으면서 정보와 공감이 한 콘텐츠 안에 함께 놓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콘텐츠의 출발점은 ’기부’가 아니라 ’아이의 독서 습관’이었습니다. 사회적 문제를 타깃의 생활과 맞닿아 있는 이야기에서 시작한 것이죠.

일상 콘텐츠로 이어진 참여

캠페인은 영상 한 편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타깃의 호감도가 높은 인플루언서 엔조이커플, 소히조이, 장은지도 함께 참여했어요. 인스타그램에서는 실제 육아 콘텐츠처럼 사진과 이야기에 캠페인을 녹여 소개했습니다.
참여 요청이 별도의 광고 문구처럼 튀어나오기보다, 아이와 책을 이야기하는 콘텐츠 안에서 자연스럽게 프로젝트를 접하게 만든 방식입니다. 콘텐츠를 보다가 캠페인의 취지를 이해하고, 책 한 권을 구매해 기부하는 참여 방법까지 확인할 수 있게 한 것이죠.
이 사례의 흐름은 비교적 단순합니다.
1.
관심사: 아이의 독서 습관이라는 부모의 고민에서 시작한다.
2.
공감과 정보: 타깃을 대변하는 인물과 전문성을 가진 인물이 이야기를 나눈다.
3.
문제 인식: 지역에 따른 독서 환경의 차이를 보여준다.
4.
참여: 일상적인 콘텐츠 안에서 책 기부 방법을 소개한다.
기부를 먼저 요청하기보다, 왜 이런 캠페인이 필요한지 이해할 수 있는 이야기를 먼저 만든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동물의 이야기로 숲을 보여준 유한킴벌리


42년의 활동을 동물 콘텐츠로 풀어내기

유한킴벌리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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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킴벌리는 1984년부터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을 이어오며 약 5,800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숲을 조성해 왔습니다. 오랜 시간 이어진 활동인 만큼 전달할 수 있는 성과도 많았을 텐데요.
이번에는 이를 기업의 연혁이나 숫자로 길게 설명하기보다, 숲에 사는 동물을 주인공으로 한 AI 영상 8편으로 풀었습니다.
다람쥐, 반달가슴곰, 담비가 등장해 자신들이 살아가는 숲을 이야기합니다. 담비 편에서는 작은 몸이지만 협동심으로 숲의 최상위 포식자가 될 수 있다는 습성을 활용해, 함께 환경 위기를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좋은 숲이 늘어나면서 멸종위기종인 담비의 개체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도 함께 담았고요.
’우리 담비 흥하게 흥하게’처럼 기존 캠페인 카피를 귀엽게 변형한 부분도 눈에 띕니다. 오랫동안 이어온 캠페인의 이미지를 지금의 콘텐츠 문법으로 가볍게 풀어낸 장면입니다.

AI를 메시지와 연결한 연출

여러 영상 중 특히 인상적인 것은 산불 피해를 다룬 시리즈입니다.
타오르는 숲 사이에 앉아 있던 야생동물이 이렇게 말하며 재가 됩니다.
이 영상은 AI로 만들 수밖에 없었어요. 우리는 이미 산불로 사라지고 없으니까요.
이후 누군가는 산불을 내고, 누군가는 산불과 맞서고, 누군가는 타버린 숲을 되살립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무신경하게 살아간다는 담담한 내레이션이 이어지죠. 동물들도 그저 무신경하게 살아가고 싶다고 말하며, 산과 불을 만나게 하지 않는 것만으로 모두를 지킬 수 있다는 메시지로 마무리됩니다.
이 영상에서 AI는 단순한 제작 방식에 머물지 않습니다. ’이미 사라진 동물이라 실제로 촬영할 수 없다’는 설정과 AI라는 형식이 맞물리면서 산불 피해를 보여주는 장치가 됐습니다.
원본 콘텐츠가 말하고자 하는 환경 문제와 제작 방식이 따로 떨어져 있지 않았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설명보다 먼저 보여준 변화

환경 캠페인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왜 환경을 지켜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필요한 이야기지만, 설명이 길어질수록 익숙한 공익 메시지처럼 받아들여질 수도 있습니다.
유한킴벌리는 조금 다른 방향을 택했습니다. 환경을 지켜야 한다고 길게 설득하기보다, 숲이 지켜졌을 때 어떤 모습이 만들어지는지를 먼저 보여줬어요.
동물이 살아갈 수 있는 숲, 개체수가 늘어난 멸종위기종, 다시 푸르러지는 자연 같은 장면입니다.
동물 콘텐츠는 귀엽다는 이유만으로도 주목받기 쉽지만, 그 점만 강조하면 캠페인의 진정성이 약해질 수도 있습니다. 이 시리즈는 실제 동물의 습성과 숲의 상황을 소재로 재미를 만들고, AI라는 제작 방식도 환경 메시지와 연결했습니다.
댓글에는 “AI 사용의 올바른 예시다”, “광고를 다시 보고 싶어서 왔다”, “유한킴벌리가 이런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는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재미있는 동물 콘텐츠를 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브랜드가 오랫동안 해온 환경 활동까지 알게 되는 구조였습니다.

CSR의 무게를 덜어낼 때


두 사례는 주제도, 표현 방식도 다릅니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캠페인을 소개하는 순서에는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기부를 먼저 요청하기보다 아이의 독서 습관이라는 부모의 고민을 먼저 꺼냈습니다. 유한킴벌리는 환경을 지켜야 한다고 호소하기보다 숲에 사는 동물을 먼저 보여줬고요.
CSR의 의미를 가볍게 만든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먼저 관심을 가질 만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시작한 것입니다.
좋은 일을 알리는 콘텐츠가 꼭 비장하고 엄숙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의 책 이야기처럼 익숙한 고민에서 출발할 수도 있고, 동물 콘텐츠처럼 재미있는 장면을 앞세울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캠페인의 메시지를 얼마나 무겁게 말하느냐보다,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어떻게 처음 만나게 할 것인가에 더 가까울지도 모릅니다.
우리 브랜드가 CSR 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다면, ’무엇을 알려야 할까?’와 함께 한 가지 질문을 더 해봐도 좋겠습니다.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라면 먼저 멈춰서 들어볼까?

written by, 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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