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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시대에 인간답게 생각하고 일하기

AI시대에 인간답게 생각하고 일하기

작가
강은정
게재일
2024.03.19
예상 소요시간
5분

written by, 강은정
14년+ B2B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묵묵히, 우직하게 🌱
Current. 토스랩 마케팅팀 Head of Marketing
Former. 사이냅소프트 마케팅팀 팀장

📌
Index
1) AI와 리얼리즘 문체 훈련
2) 시험대에 놓인 인간다움
3) 인간다움을 극대화하는 AI 활용 방법
➡️ 관련 글 : Originality in Writing

AI와 리얼리즘 문체 훈련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집 <회전목마의 데드히트>의 글머리에서 작가는 “만약 각각의 이야기 속에 뭔가 기묘한 점이나 부자연스러운 점이 있다면, 그건 사실이기 때문이다. 다 읽는 데 그다지 인내가 필요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건 소설이기 때문이다”라고 했습니다.
해당 단편집의 모든 이야기는 화자가 하루키 본인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하루키와 인연이 있는 각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작가에게 들려주는 형식을 취해서 독자인 저는 모든 이야기가 픽션과 논픽션 그 중간 어딘가에 있다고 생각하며 모든 단편을 읽어나갔습니다.
하지만 단편집 마지막에 작가는 이렇게 이야기해요. “내가 이 연재에서 시도한 것은 아주 명확하다. 바로 리얼리즘 문체 훈련이다”라고 했습니다. 사실은 단편 모두 하루키의 완벽한 픽션이었던 거예요. “글머리는 작가의 익스큐즈이자 카무플라주(위장)이다”라며 “내가 여기서 시도한 것은 리얼리즘이라는 것을 시종일관 완전한 거짓말로 덧칠해 보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해 주지요. 저는 이 마지막 맺음말을 보면서, 완벽하게 작가의 의도에 걸려들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서문에서 이미 있었던 단서를 알아채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쉬웠어요. 작가가 서문에서 이야기했듯이 다 읽는 데 그다지 인내가 필요하지 않았거든요!
이러한 개인적인 에피소드로부터 저는 요즘 Chat GPT가 떠올랐어요. 이야기를 정말 그럴듯하게 뭐든지 해 버리는 Chat GPT도 요즘 우리에게 리얼리즘 문체 훈련을 시키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어요. 역설적이긴 하나 모든 리얼리즘으로부터 시종일관 Chat GPT는 우리에게 완벽한 거짓말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이유는 막힘없이 술술 읽히게 하는 인공지능의 결과물을 사용자들이 활용하도록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시험대에 놓인 인간다움


프롬프트에 원하는 것을 작성하면 몇 초 만에 그럴듯한 답변을 내놓는 생성형 AI는 자동 번역, 정보 검색 및 요약 등 일터와 일상에 침투하고 있는데요. 그만큼 사람과 인공지능 간의 상호 작용도 더 많아졌습니다. 이러한 상호작용 때문에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으로든 인간을 인간답도록 하는 사람의 특성이 영향을 받고 있어요.
첫째, 정직성이 위협받고 있어요. 그럴싸한 인공지능의 대답을 마치 나의 생각과 고민의 결과라고 보아도 되는 것일까요? 생성형 AI를 활용하기 이전에는 정보를 수집하고 선별하는 단계를 거쳐 나의 시각과 관점을 얹어 결과물을 만들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시간은 걸려도 인용하고자 하는 정보에 대한 출처를 확인하고, 이것을 분해하고 조립하는 나의 주관이 반영되었죠. 이제는 정보 선별 단계를 건너 뛰고 생성형 AI가 분류 및 요약해 주는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엄청나게 시간은 단축되었지만 이 내용에 대한 검증의 단계는 약해지고 나의 관점을 담는 부분이 상대적으로 줄어들었어요.
둘째, 참과 거짓의 판별 능력도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엄청난 정보를 학습한 인공지능도 환각(할루시네이션)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데요. 인간의 언어를 학습한 인공지능은 오류도 학습했기 때문이고, 아직 학습하지 않은 결과물에 대해서는 당연히 정확도가 떨어지는 결과물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오류의 ‘그럴듯함’은 정교해지고, 또한 악의를 가진이의 의도로 진짜 같은 가짜가 가져오는 혼돈의 결과는 인간의 판별 능력을 무력하게 할 수 있습니다.
셋째, 일부 능력의 후퇴입니다. AI의 활용으로 작문하고, 고민하며 초안을 짜던 능력의 후퇴를 가져오지는 않을까요? <AI 이후의 세계>에서 헨리 키신저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하기도 했어요. “AI로 인간이 뇌를 덜 사용하고 기계를 더 사용한다면 사라지는 능력이 있을 것이다“라고 했는데요. 예를 들어 비판적 사고력, 작문력, 묘사력이 위축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조심스럽게 예측했습니다. 특히 생성형 AI가 교육에 영향을 미쳐서 조금 시간이 흐른 뒤 리더들은 자신이 직관적으로 아는 것과 기계적으로 받아들인 것을 잘 구별해 내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했어요.

인간다움을 극대화하는 AI 활용 방법


AI 가 가져다주는 편의와 순기능이 위의 세 가지 부정적인 영향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위와 같은 고민은 단지 고민일 뿐일 수 있어요. 이전에도 인터넷, 스마트폰 등 혁신의 단계로 넘어갈 시기에 가지고 있었던 막연한 걱정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기술의 발전은 어떤 부분을 완전히 없애거나 바꿔버리고, 다른 부분은 새롭게 생성하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면서도 인간의 능력을 극대화하면서, 능력의 어떤 부분도 도태되지 않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향성이 아닐까요?
그래서 저는 이전 글 originality in writing에서 이야기 했듯이 평균율로 희석되지 않는 나만의 이야기를 계속 써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AI가 가져온 그럴듯한 초안에 기대거나 만족하지 말고 그 이상의 것을 더하는 것을 반드시 챙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무라카미 하루키의 “만약 각각의 이야기 속에 뭔가 기묘한 점이나 부자연스러운 점이 있다면, 그건 사실이기 때문이다”의 말처럼 기묘한 점이나 부자연스러운 점, 즉 평균에 갇히지 않는 나만의 이야기를 계속 더해가야겠지요.
그리고 최근 딥페이크(Deep Learning + Fake) 영상으로 유명 정치인, 연예인 얼굴을 합성한 영상으로 당사자나, 피해자가 피해를 본 사례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요. AI 수용 이전에 강한 책임감과 민감도가 필요합니다. 모든 결과의 영향은 기계가 아닌 사람이 받기 때문에 결과와 영향을 생각하며 인공지능을 활용해야 합니다. 진실이 아닌 거짓, 의도를 가진 조작으로 인한 피해를 받는 것은 기계가 아닌 사람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결과가 아닌 과정에서 길러지는 능력을 간과하지 않아야 해요. 고민에서 깊이가 나오고, 나만의 독창성이 나오는데요. 인공지능은 이러한 인간의 고유 능력을 쓰게 하는 기회 자체를 가져갈 수 있어요. 그렇다면 한 단계 더 생각하고 더 나은 결과물을 내는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쉽게 답이 나오지 않은 부분, 더 어렵고 복잡한 문제를 탐구하고 고민하는 것도 좋을 거 같아요. 생각의 깊이가 필요한 부분에 우리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이 생각을 자극하고, 활성화하는데 인공지능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AI가 없는 일터와 일상이 너무 어색해지는 시대가 오고 있어요. 모르는 것이 있다면 정보를 찾아 헤매고, 선배를 찾아가 경험을 듣고, 그리고 책을 뒤적이던 방법이 이제는 구식으로 자리 잡겠죠. 인공지능을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이전에는 인생의 한 부분은 그러한 시간을 쓰이도록 할애했는데, 그 시간의 공백을 무엇으로 채울지는 온전히 우리의 결정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잘 만들어진 지름길 때문에 길 어딘가 굽이 굽이에 숨겨 놓은 깨달음과 지혜를 놓치지는 않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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